어린 시절 저는 공부 잘하는 다른 형제보다 그림에 관심이 많았던 내성적이고 조용한 아이였습니다. 그러나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환경이 되지 않아 서른이 지난 뒤에야 그림공부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중간에 잠시 쉬었던 적은 있었지만 지금까지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저의 꿈이 작가가 되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좋아하는 것이라도 어떤 때는 그만두고 싶을 정도로 힘이 들었고, 남들과 다르게 그려야 한다는 강박감에 나 자신을 무척이나 괴롭게 했던 적이 수없이 많았습니다. 그러던 중 '아웃사이더 아트'라는 그림들을 보게 되었는데 저에겐 아주 큰 충격이었습니다. 그 그림을 보고나니 그림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어지고 그림을 바라보는 시각과 그림을 그리는 마음가짐이 전과는 아주 많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너무나 힘든 삶의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대화상대를 찾아보았으나 그것도 쉽지 않았고 게다가 우울증, 강박증, 불안감에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려 했었지만 답답함은 더욱 커져갔습니다.
그때 심리 상담을 공부한 친구가 있어 한동안 상담을 받으면서 저의 이야기를 편하게 할 수 있게 되었고 비로소 가슴이 뻥 뚫린 기분이었습니다. 비록 해결되지는 않았지만 내가 가진 문제의 원인을 알 수 있었고 해결책이 보여 마음의 감옥에서 나올 수가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미술심리치료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내면에 있는 감정, 느낌, 생각에 무언의 언어가 있음을 알게 되고 그것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어졌습니다. 체계적인 공부가 필요해 부산디지털대학교 미술치료학전공에 올해 편입을 하였고, 점점 수업에 흥미가 생기고 그 어느 때보다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특히 학과장님의 따뜻함과 학과동아리 그리고 여러 학우님들의 열정이 늦은 나이임에도 공부를 하는데 있어 많은 힘이 되고 모두 감사할 뿐입니다. 작년에는 서울에서 개인전도 열었고 그 외 많은 전시에 참여했습니다. 이제는 좀 더 내면의 그림들을 그려 보고 싶어 또 조만간에 전시를 계획 하고 있으며, 그림도 공부도 후회 없이 열심히 하려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