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김해의 조그만 동네에서 태어났습니다. 초등학교시절 어린 나이에 아버님을 여의고 넉넉하지 못했던 생활에 더욱 어려움이 찾아 왔습니다. 중국집 배달을 하면서 돈을 모아 중학교를 입학했습니다. 밤새 울고 눈이 퉁퉁 부은 상태에서 감격스러운 입학식을 마치고 힘들게 졸업했으나 더 이상 학업을 이어가지 못했고 사춘기가 막 끝날 무렵 바로 생업전선에 뛰어 들었습니다.
가스 배달부터 시작해서 운전기사, 과일 장사, 옷 장사 등 손에 잡히는 일은 무엇이든지 해보았습니다. 힘은 들었지만 결혼도 하고 자녀들도 태어났습니다. 둘째 아들이 태어나고 장사를 하기 위해 우연히 들렀던 중고차 매매시장에서 저의 새로운 삶이 시작 되었습니다. 매매상사 사장님이 저를 마음에 들어 하셨고, 어려서부터 기계를 다루는데 능숙했기에 바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대로 된 직장에서 내 손으로 차를 정비하고 손님에게 차를 판다는 일은 저에겐 또 하나의 혁명이었습니다.
여름에는 땀으로 속옷까지 다 젖을 정도로 개미같이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러한 생활이 10년 넘게 이어지면서 평생의 보금자리인 집도 장만 하였고 어머니를 모시고 살게 되었습니다. 형편이 넉넉하지 못해 어머니를 모시지 못한 것에 대해 많이 죄송했습니다. 비록 많이 넓지는 않아도 모시기에는 충분하다고 생각해 부인과 상의 후에 어머니를 모시게 되었습니다.
어렸을 때 고등학교 진학을 하지 못한 것이 마음에 남아 마산에 있는 방송통신고등학교에 입학도 했습니다. 늦게 배운 공부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하였고 매년 반장까지 하며 일과 공부를 동시에 했습니다. 시간은 흘러 어머니를 모신지 8년 정도 지났을 때 누구보다 건강하셨던 어머니께서는 건강이 안 좋아지셨고 급기야 치매 증상까지 나타나셨습니다.
정말 많이 힘들었습니다. 저도 힘들었고 더불어 부인과 아이들까지 힘들어 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백내장수술까지 받으시고 혈압과 당뇨 수치까지 올라가셨습니다. 집에서 그렇게 약 2년여를 더 모시다가 도저히 이러한 환경에서 차도가 없겠다 싶어서 양산에 있는 요양원으로 모셨습니다.
평소 치아가 시원치 않아 맛있는 음식도 많이 못 드시고 아들이랍시고 따뜻한 말 한마디 못했던 제가 너무 작아 보였습니다. 하는 일에 지치고 사회생활에 지치다 보니 어머니께 서운한 말도 많이 했던 게 사실이었습니다. 요양원에 가신 뒤 약 6개월 정도는 건강하게 보이셨습니다. 그러나 그 뒤로는 계속 수척해 지셨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의사선생님의 한마디에 제 가슴은 무너지는 듯 했습니다. ‘이제 준비를 하셔야겠다고’ 어쩔 수 없었지만 그렇게 어머니를 보내드렸습니다.
그리고 다짐을 했습니다. '돈을 벌어서 재산을 저축하기 보다는 조그맣더라도 요양시설을 만들어서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과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을 도와야겠다.'
고심하다 부산디지털대학교 복지경영학전공에 원서를 제출하였습니다. 부산디지털대학교를 선택한 계기는 어머니 때문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1년 동안 수업을 듣고 보니 복지에 대해서 더욱 관심이 커지게 되었고 조금은 부끄럽지만 김해에 작은 요양원을 설립해 도움이 필요하신 어르신들을 모시고 있습니다. 친어머니, 친아버지를 모신다는 마음으로 설립하게 되었고 이 일을 하면서 시행착오도 많고 어려움도 많았지만 항상 가슴속에는 행복이란 것으로 넘쳐나고 있습니다.
다들 공부하기에는 늦었다고 우려도 하고 걱정도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늦은 것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적절한 시기이자 가장 빠른 시기일 수도 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도 늦었다고 포기하지 말고 생각이 들었을 때 그때 바로 준비를 하시면 진정한 행복을 그리고 행복한 삶을 찾으실 수 있을 겁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