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시골의 외딴섬에서 태어나 형제들이 많은 가정에서 서로 뒹굴고 싸우면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그러다 초등학교 선생님의 도움과 부모님의 반 묵인 하에 가출하여 경남 진주 어느 쌀집에서 방과 후 아르바이트를 하였습니다. 야간에 찹쌀떡, 아이스크림 장사를 하면서 학비를 조달하고 쌀집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학교를 다녔습니다.
방학 때마다 고향집을 찾을 때면 어머니께서는 5리 정도는 항상 저를 마중 나오셨습니다. 제가 고3일 때 대학에 합격하였으나 도저히 대학을 보낼 수 없는 가정형편에 조금이나마 학비를 제 손에 쥐어주려고 어머니는 보따리 장사, 품앗이 농사일을 하셨고, 아버님은 남의 고깃배에서 일을 했지만 워낙 형제들이 많아 가정형편이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진학을 포기하고 과감히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과거를 뒤돌아 볼 겨를도 없이 무조건 앞만 보고 살아왔습니다.
제 나이 마흔쯤에 어느 정도 생활기반이 잡히고 월세방을 전전하던 시기를 지나 집을 장만하고 부모님을 모시고 싶어 할 때, 부모님은 저세상으로 떠나고 말았습니다. 모든 것이 허무하기만하고 일찍 부모님을 모시지 못한 것을 많이 후회하였습니다.
세월이 흘러 2009년 겨울 어느 손님과 식사 후 얘기를 하면서 지하철 역사를 걷던 중 부산디지털대학교 입학생 모집 광고를 보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고자 집안 식구들과 의논 후 입학원서를 제출하였습니다. 입학원서 제출 때의 마음, 그리고 합격통지가 오기를 기다리는 심정, 입학식 때 막내딸과 두 손 꼭 잡고 캠퍼스 안 식장에 들어설 때 설레었던 기분은 말로 표현 할 수 없었습니다.
입학식이 끝나고 O/T장에서 만난 교수님, 그리고 친절하게 맞이해 주신 선배님들, 학우님들 정말로 반가웠습니다. 다양한 직업과 연령층의 학생들을 보고 나도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특히 학교 내 봉사동아리에서 복지관체험, 재활원 방문, 노숙자 식사봉사를 통하여 눈으로 보고 경험하고 있으며 또한 강의를 수강하면서 글로벌사회의 한 인격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공부를 통해 세상의 많은 지혜를 익히고 숨어 있는 기회들을 발견해 가는 것은 결국 내 삶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왕 할 것이면 즐겁게 시작하고, 언젠가 할 것이면 지금 바로 시작하고, 누군가 할 것이면 내가한다는 자세로 우리 BDU인들의 긍지를 마음껏 펼치고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사회복지사가 될 수 있도록 우리 다함께 노력합시다.
